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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나나] 로라 브라운, 여성주의상담이론과 적용 (1)

by 나나와두두 2022. 7. 9.

 

조각보 되기

 

 

고립

방 안에 갇힌 사람을 떠올린다. 자신의 욕망과 한계가 충돌한 사람이다. 나는 저기까지 올라가고 싶은데 거기에는 내 자리가 없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이다. 시도할 때마다 내 자리가 없음을 더 명확히 확인할 뿐이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으로 되돌아간다. 그래, 내 자리는 원래 여기야. 괜한 욕심을 부렸지.

우리 사회에 모두를 위한 자리가 있을까? 교통시설, 건축물, 의복 등 우리 삶의 기준은 특권을 가진 이들에게만 편리하게 혹은 보기 좋게 발달해 왔다. 특권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 만들어놓은 그 틀(모양과 방식)이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틀 안에 맞춰지지 않는 이들은 배제하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가부장제 사회의 맥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발견되기 쉽지 않은, 약자/소수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자신만의 경험으로 간주하고 좌절한다.

 

연대

나는 살 곳이 있고 비장애인이며 돈을 벌고 있다는 점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다. 여성과 성소수자라는 점에서는 피해를 입고 있다. 나는 남성에게 신체가 팔릴 수 있고 위해를 입을 수 있으며 부정당하거나 살해당할 수 있는 존재다. 여성/성소수자들의 사례를 통해 나의 외부적인 신체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내가 어디에 위치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의 신체는 여성이며 성소수자이기도 하다. 조각보처럼 외부와 내부를 경계 없이 조각내고 이어붙이는 이 과정을 통해 나로 거듭날 수 있다. 또한 사회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나는 마땅히 보호받아야한다.

동시에 나는 가부장제의 보호를 원한다. 가부장제 안으로의 편입. 정상성, 기득권 안으로의 편입을 원한다. 그것을 쟁취하는 것이 더 쉬워 보이기 때문이다. 원래 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내가 있어야 하는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 생각의 간극으로 인해 스스로를 고립시켜보기도, 원하지 않는 성생활을 하기도 했다. 불행했다.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정상성에 소외와 슬픔을 느끼는 사람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고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들의 존재를 확인함으로 나는 부조리를 인정한다. 그래서 나는 폭력에 저항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인식

이전의 상담 방식은 국가기관에 더 가까웠다면 여성주의상담은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부적응자가 있다면 그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 않고 그가 속한 사회나 국가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시스템의 피해를 입고 있는 개인이 스스로 발견하지 못했던 힘을 끌어낸다. 교통정리를 하듯 개인을 사회에서 병동으로 이송시키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요인을 함께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기울어진 권력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상담은 나다운 삶에 기여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여성주의상담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갈 수 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심리적 고통/고립을 치유하고 재사회화 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또 하나의 연대가 될 수 있다.

 


 

 

[나나] 로라 브라운, 여성주의상담이론과 적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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