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V는 Nonviolent Communication를 줄임말이다.
첫 번째 수업 때, "의도를 가지고 말하기" 숙제를 받았다. 의도를 생각하며 말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기도할 때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하셨던 게 기억났다. 상투적인 말들로, 그럴듯한 말들로 기도문을 채우지 말고 의식과 목적을 분명히 하라는 의미이다. 소위 '정줄을 놓고' 말하다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와 대화할 때(기도도 하나님과의 대화이지만, 답변을 듣기엔 내가 영적으로 민감하지 않다)는 의도를 가지지 않고 말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일주일을 지내보니 사람들에게도 중언부언하고 있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 평범하고도 당연한 말들로 대화를 채우고 있었다.
말하기 전 의도를 가지는 건 어려워, 말을 뱉어놓고 의도를 생각하는 작업을 했다. 애인에게 "짜증나"라고 말하고서 '내가 짜증 난다고 말한 의도는 뭐지?'라고 돌아보니 '아 서운한 걸 표현하고 싶은 거구나', '애인이 00을 해주길 바라는구나'하고 내 마음이 보였다. 발견하고 대화를 이어가니 싸움이 아닌 대화로 끝이 났다. 평화롭고 싶기에 나는 안심이고, 뿌듯했다. 의도를 가지고 말하기, 의도를 가지고 생각하기. 마음에 새긴다.
두 번째 시간에는 관찰을 배웠다. 선생님은 평가를 하면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셨다. 평가는 생존 본능과도 같다. 위험한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해 재빨리 편견과 선입견으로 꼬리표를 다는 거다. 그렇기에 평가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평가를 관찰이라 착각하는 건 위험하다. 상대와 연결됨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내 평가를 들으면 상대는 비난받는다고 생각해 방어 자세를 취하고, 평가하는 나 자신도 에너지가 긴장되고 뾰족해진다. 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평가와 관찰을 이용할 수 있도록, 두 가지(관찰과 평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관찰은 소설의 묘사와 같다. 관찰을 들으면 눈에 그 장면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힘이 들어가지 않고, 차분하다. 처음에는 말이 길어질 수도 있다. "너는 너무 게을러"보다 "네 방에는 5일 동안 신은 양말과 속옷이 침대 이불 밑에 뭉쳐져 있다"가 더 길지 않은가? 그렇지만 선생님은 점차 핵심되는 장면을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게 돼 말이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관찰이다.
느낌은 내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어떤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판 역할이다. 몸의 반응은 감각으로 살핀다. 몸이 쭈뼛서거나, 입술이 바싹 마르거나, 몸이 이완되거나 등등. 마음의 반응은 감정으로 파악한다. 감정목록을 보면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로 감정을 구분한다. 그러니 내 감정이 어디에 속하는지 알면 욕구 충족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느낌과 혼동하는 게 생각이다. 느낌에 감정을 섞으면, 느낌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 돌린다. 결국 상대는 비난받는다고 생각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다. 그러니 느낌과 생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관찰보다 더 어려운 영역이다. 느낌이라고 말이 끝나도 느낌이 아닌 게 많다. 무시받는 느낌, 하대받는 느낌. 이런 게 다 생각이 담긴 느낌이고, 실제 느낌이 아니다. 그러니 한 번 더 내 마음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무시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왜지? 존중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그럼 난 서운하고 주눅이 든 거구나' (평소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상대를 이해하기 전에, 선행될 것은 나를 이해하는 거다. 내 느낌과 욕구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나를 먼저 토닥토닥해주어야 다른 사람들이 가진 느낌과 욕구를 들여야 볼 여유가 생긴다. 수업시간에 각자 자기 사례로 연습을 해보았다. 내 애인과 싸운 걸로 나는 적용해보았는데, 내 느낌을 파악하고 나니 (순수한 의도로) '애인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 이면에 있는 욕구가 뭐였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번 주 과제는 '관찰하기' + '의도를 가지고 말하기' 이다. 앞으로 숙제가 점점 늘어가겠지? 다음주 수업도 기대가 된다.
- 저자
- 마셜 B 로젠버그
- 출판
- 한국NVC센터
- 출판일
- 20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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