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NVIOLENT

NCV1 두 번째 수업 후기 (관찰과 느낌 말하기)

by 나나와두두 2022. 11. 10.

NCV는 Nonviolent Communication를 줄임말이다.

 

첫 번째 수업 때, "의도를 가지고 말하기" 숙제를 받았다. 의도를 생각하며 말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기도할 때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하셨던 게 기억났다. 상투적인 말들로, 그럴듯한 말들로 기도문을 채우지 말고 의식과 목적을 분명히 하라는 의미이다. 소위 '정줄을 놓고' 말하다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와 대화할 때(기도도 하나님과의 대화이지만, 답변을 듣기엔 내가 영적으로 민감하지 않다)는 의도를 가지지 않고 말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일주일을 지내보니 사람들에게도 중언부언하고 있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 평범하고도 당연한 말들로 대화를 채우고 있었다.

 

말하기 전 의도를 가지는 건 어려워, 말을 뱉어놓고 의도를 생각하는 작업을 했다. 애인에게 "짜증나"라고 말하고서 '내가 짜증 난다고 말한 의도는 뭐지?'라고 돌아보니 '아 서운한 걸 표현하고 싶은 거구나', '애인이 00을 해주길 바라는구나'하고 내 마음이 보였다. 발견하고 대화를 이어가니 싸움이 아닌 대화로 끝이 났다. 평화롭고 싶기에 나는 안심이고, 뿌듯했다. 의도를 가지고 말하기, 의도를 가지고 생각하기. 마음에 새긴다.

 

두 번째 시간에는 관찰을 배웠다. 선생님은 평가를 하면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셨다. 평가는 생존 본능과도 같다. 위험한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해 재빨리 편견과 선입견으로 꼬리표를 다는 거다. 그렇기에 평가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평가를 관찰이라 착각하는 건 위험하다. 상대와 연결됨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내 평가를 들으면 상대는 비난받는다고 생각해 방어 자세를 취하고, 평가하는 나 자신도 에너지가 긴장되고 뾰족해진다. 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평가와 관찰을 이용할 수 있도록, 두 가지(관찰과 평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관찰은 소설의 묘사와 같다. 관찰을 들으면 눈에 그 장면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힘이 들어가지 않고, 차분하다. 처음에는 말이 길어질 수도 있다. "너는 너무 게을러"보다 "네 방에는 5일 동안 신은 양말과 속옷이 침대 이불 밑에 뭉쳐져 있다"가 더 길지 않은가? 그렇지만 선생님은 점차 핵심되는 장면을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게 돼 말이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관찰이다.

 

느낌은 내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어떤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판 역할이다. 몸의 반응은 감각으로 살핀다. 몸이 쭈뼛서거나, 입술이 바싹 마르거나, 몸이 이완되거나 등등. 마음의 반응은 감정으로 파악한다. 감정목록을 보면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로 감정을 구분한다. 그러니 내 감정이 어디에 속하는지 알면 욕구 충족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느낌과 혼동하는 게 생각이다. 느낌에 감정을 섞으면, 느낌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 돌린다. 결국 상대는 비난받는다고 생각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다. 그러니 느낌과 생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관찰보다 더 어려운 영역이다. 느낌이라고 말이 끝나도 느낌이 아닌 게 많다. 무시받는 느낌, 하대받는 느낌. 이런 게 다 생각이 담긴 느낌이고, 실제 느낌이 아니다. 그러니 한 번 더 내 마음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무시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왜지? 존중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그럼 난 서운하고 주눅이 든 거구나' (평소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상대를 이해하기 전에, 선행될 것은 나를 이해하는 거다. 내 느낌과 욕구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나를 먼저 토닥토닥해주어야 다른 사람들이 가진 느낌과 욕구를 들여야 볼 여유가 생긴다. 수업시간에 각자 자기 사례로 연습을 해보았다. 내 애인과 싸운 걸로 나는 적용해보았는데, 내 느낌을 파악하고 나니 (순수한 의도로) '애인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 이면에 있는 욕구가 뭐였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번 주 과제는 '관찰하기' + '의도를 가지고 말하기' 이다. 앞으로 숙제가 점점 늘어가겠지? 다음주 수업도 기대가 된다.

 

 
비폭력대화
『비폭력대화』는 비폭력대화(NVC)의 기본 개념, NVC 모델, 모델 적용 과정 등을 자세히 다루는 기본 텍스트이다. 다시 말해, 이론과 실천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과 지침을 제공하는 NVC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실천 방법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장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했다. 책에 제시된 모델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보라. 갈등이 누그러지고 유대가 자라나는 것을 실감하게 될 터이다. 2004년 출간된 이래 지금도 해마다 1만 명 이상의 독자가 꾸준히 이 책을 찾는 것도, 인간관계에 실제로 변화를 가져오는 비폭력대화의 그런 힘 때문일 것이다.
저자
마셜 B 로젠버그
출판
한국NVC센터
출판일
2017.11.25

 

'NONVIOL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NVC1 첫 수업 후기  (0) 2022.11.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