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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 WITH DUDU

[나나] 쿠앤순 도자기공방

by 나나와두두 2022. 7. 13.

   지난 6월 두두와 300일을 맞아 도자기 공방에 다녀왔다. 무얼 할까 고민을 하다가 함께 뭔가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물레체험을 신청했다. 물레는 TV 속에서나 봤지 실제로 경험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 시간대의 예약자는 두두와 나뿐이었다. 입구 바로 앞에 걸린 작업용 앞치마를 입고 손을 씻었다. 흙에 자국이 날 것 같아서 반지를 뺐다.

   테이블에 앉아 다른 작품들을 구경하며 무슨 모양으로 만들지 구상 했다. 구워지고 나면 흰색이 되는 흙인데 어떤 모양으로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는 게 어려웠다. 색이 하야니까 비뚤어지거나 구부러진 모양이 더 잘 드러날 것 같았다.

 

   유치원에 다닐 때 빌드로 연필꽂이를 만든 기억이 있다. 양 팔에 작업용 토시를 끼고 반죽을 돌돌 길게 밀어 한 줄 한 줄 쌓아 올렸다. 그 이후로 흙을 구워내 뭔가를 만들어낸 적은 없다. 운동장 한 쪽에서 흙을 만지며 놀던 즐거운 기억이 있다.

 

   자리에 앉아 흙을 만지는데 내가 알던 흙보다 매끄럽고 차가웠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흙은 더 차갑고 미끌거렸다. 선생님이 알려 주신대로 페달을 밟았다. 운전을 하는 것 같았다. 세게 밟으면 흙 반죽이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살살 밟으면 속도가 줄었다. 선생님은 모양을 잡을 때 회전을 멈추지 말라고 했다. 일정한 속도로 유지해야 한다고.

   두두와 나란히 앉아 각자의 속력으로 반죽의 모양을 잡았다. 흙을 만지기 전에 구상해둔 그림을 바탕으로 모양을 잡아갔다. 깊이가 깊어지면 안쪽에 물이 고이지 않게 스펀지로 살살 물기를 빨아들여야 했다. 두두가 만든 모양이 그랬다. 깊은 모양이었다. 두두는 내게 술병을 선물해주겠다고 했다. 술잔은 집에 두 세 개 정도 있어서 술을 따라서 마실 술병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두두의 술병은 안에 물이 조금 고여 있어서 굽고 나면 금이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잡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인 것 같다. 눈앞에 놓인 흙이 휘어지는 모양과 물기에 온 신경을 쏟았다. 두두와 소통을 하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나란히 앉아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요한 공간을 빠져 나오며 기분 좋은 피곤함을 느꼈다.

   나는 두두와 내가 처음에 만든 작품을 골랐다. 만든 것 중 두 개를 고를 수 있다고 했다. 애매한 크기의 밥그릇과 국그릇이다. 어설프지만 첫 작품이라서 가지고 싶었다.

 

두두가 공들인 술병


선생님은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아직 공방에 도착하기 전부터 지도(오시는 길 로드맵 사진까지)와 주의사항을 보내주신다.

간판 설치가 안 돼서 어느 건물인지 헷갈릴 수도 있는데 전화를 하면 창문으로 빼꼼 얼굴을 보여주신다.

작품은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면 모양을 잡아주시기도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흐르니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들면서 선생님께 검토를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사진을 부탁드리면 친절히 사진과 영상을 찍어주신다!

 

※ 공방 입장 가능 시간은 예약시간 5분 전

※ 마스크(Kf94착용)를 철저히 착용해야 한다. (준수하지 못하고 면 마스크를 끼고 갔다)

※ 음식과 음료 반입 금지

※ 소성 기간은 한 달에서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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